FOCUS가구는 패션이다

그 사람의 집에 가보면 취향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먹고 자고 쉬는 나만의 공간, 가족의 쉼터인 집은 저마다의 향기를 품고 있다. 인테리어는 스토리이고, 가구는 패션이다. 요즘 트렌드가 더욱 흥미로운 건 가구와 유명 디자이너의 만남 때문이다. 패션 디자이너를 만나 새 옷을 입은 가구들을 보고 있자면 눈이 황홀하다. 가구 구경이 이렇게 즐거웠나 싶을 정도. 요즘 가구가 새롭게 보인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패션 디자이너들의 가구에는 유니크함과 위트가 묻어난다. 먼저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빼놓을 수 없다. '아르마니 까사'를 론칭하면서 가수 산업에 발을 들인 패션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시대를 초월한 독창적인 디자인과 프리미엄 원단으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가구 제품을 내놓았다. 프랑스 가구 브랜드 로쉐보보아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는 한정판 가구 콜렉션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하학적인 형태와 무채색으로 독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 릭 오웬스의 컬렉션도 등장한다. 인테리어를 넘어 예술 작품이다. 무심한 듯 그냥 두어도 느낌이 산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장 폴 고티에


'
가구도 패션'이라는 시대적 흐름은 대기업 패션 업계도 강타했다. 패션브랜드 LF는 화장품, 주방용품뿐 아니라 가구 제조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해 토탈 라이프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삼성물산의 여성복 구호는 가구디자이너 함도하와 함께한 전시와 협업라인 '아티산'을 선보이며 인테리어 가구로 몸집을 넓혔다.


릭 오웬스


패션과 가구는 광범위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패션과 가구의 만남(Fashion Meets Furniture)'이라는 슬로건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패션디자인과 아트퍼니처의 만남은 문화적 감성과 인문학적 관점, 디자인과 예술 영역에서 독특하고 예술적인 감성을 풀어냈다고 이야기한다. 가구는 패션이라고 할 때 그 이야기 안에 우리나라 전통 목가구의 멋스러움도 빼놓을 수 없다. 어떤 옷을 입히느냐에 따라 다른 빛깔을 드러낸다. 빠르게 돌고 도는 유행 속에서도 역사를 품은 옛 것은 온전하게 아름답다.



패션은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된다. 패션을 만난 가구는 곧 그 사람의 철학이다. 똑같은 가공품이 주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지난해까지도 옷이나 가방 등에 문구를 담은 슬로건(slogan)패션이 유행이었다. 국내 패션업계들도 앞다퉈 슬로건 패션 제품을 내놓았다. 아무런 무늬가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에서 각자의 가치관과 의미를 담은 슬로건 패션이 새로운 표현 수단으로 발현된 것이다. 최근엔 또 어떤가. 창의성과 건강함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경계를 허물고 전형적인 것에서 벗어나 나만의 옷을 입을 때 우리는 더 빛난다.  


장 폴 고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