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명품 패션 브랜드, “가구 박람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나도 간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지난 417일부터 22일까지 세계 최대 가구 박람회 ‘2018 살롱 드 모빌레(salone del mobile)’가 개최됐다.

올해는 같은 기간 디자인 위크라 불리는 도시 곳곳에서 열린 장외 전시까지 주목받으면서 세계인이 찾는 디자인 축제로 자리매김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젝트 컬렉션을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선보인 스페인 럭셔리 패션 브랜드 로에베. 인도의 리본 자수, 세네갈의 패치워크 기술 등을 활용해 담요, 직물, 쇼퍼백 등을 만듬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미국 주방 가구 브랜드 SCIC와 협업한 '펜디 쿠치네'


특히, 패션위크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에르메스, 아르마니, 펜디, 루이비통은 물론 에르메네질도 제냐, 로에베, 마르니 등 홈 컬렉션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지 않았던 패션 브랜드까지 살롱 드 모빌레에 참여해 좋은 전시로 입소문 나면서 관련 업계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2000년부터 홈 컬렉션인 '아르마니 까사'를 전개하고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가벼운 구조와 밝은 분위기를 강조한 '색과 가벼움' 2018컬렉션


물론 밀라노 살롱 드 모빌레 자체의 성장도 패션 브랜드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냈다는 평이다. 디자인 업계 종사자들에 한정된 전문 전시라는 개념이 컸던 과거에 비해, 최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 이벤트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세기풍 건물에 설치 조각물을 전시한 스웨딘 패션 브랜드 COS.건축물과 자연환경이 빛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나타냄

여러 패션 브랜드가 이곳을 브랜드 가치와 역사를 선보이는 장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브랜드들의 이 같은 행동은 브랜드 철학의 연장선으로, 패션계의 이미지를 리빙 분야로 넓히며 라이프 스타일로의 영역 확장에 힘쓰는 것으로 해석된다.



디젤과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모로소의 협업 컬렉션


실제로 섬유, 패턴, 소재 전문가인 패션 브랜드들은 그들의 브랜드 감성을 담은 벽지나 테이블보, 소파 등의 가구로 연결하기 어렵지 않은 환경이다.



2011년부터 밀라노 가구전시회를 통해 가구,패브릭, 벽지, 카페트 등을 총 망라하는 에르메스 홈 컬렉션.사진은 올해 출시한 2018년 홈 컬렉션 제품


또한 중국 및 한국 등 아시아에서의 라이프 스타일 시장의 확대도 패션 브랜드의 홈 컬렉션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루이비통은 '여행 예술대표 브랜드답게 매년 한정판 가구 컬렉션 오브제 노마드를 제작해 선보이고 있는데, 올해는 소파·스윙 체어, 접이식 스튤 등 다양한 작품을 출품했다.


루이비통의 2018오브제 노마드 컬렉션 중 하나로 선보인 푸시아-블루 소파.거대한 조개껍질이 연상되는 모듈식 소파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이미 지난 2000년 홈 컬렉션 아르마니 까사를 론칭했으며, 2010년 두바이, 2011년 밀라노에 ‘Stay with Armani(아르마니와 머물다)’라는 콘셉트로 호텔을 열며 우아하면서도 절제된 아르마니 특유의 감성을 객실에 답아 인기를 끌고 있다.



보테가 베네타의 테이름 램프.스탠드 부분에는 브랜드 특유의 꼬아서 만드는 기법인 '인트레치아토'무늬가 적용됨


8회 참가를 자랑하는 에르메스는 올해, 타일을 활용한 구조적인 공간을 만들어 새로운 홈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에르메스 특유의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리빙 아이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손으로 만든 것 같은 독특한 타일로 전시장을 꾸미고 다양한 홈 컬렉션을 전시한 에르메스


가방이나 액세서리를 넘어 자신이 머무는 공간까지 좋아하는 브랜드로 채우고 싶은 욕망,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생활방식) 전반에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고 싶은 욕망을 채워주는 명품 라이프가 시작된 것이다.


한편, 앞서 소개한 기업들과는 달리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출시하지 않으면서 공예 정신과 장인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살롱 드 모빌레를 찾는 브랜드들도 있다.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미술품인 오브제로 같은 물건이라도 극상의 디테일을 강조해 공예 혹은 예술로서의 가치를 담고자 하는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밀라노 보르고스페소 지역에 위치한 보테가 베네타 홈 부티크. 이탈리안 아트 리빙을 표방하는 보테가 베네타는 2006년부터 가구와 홈 액세서리를 포함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냐 슈트 원단 방식으로 짠 가죽을 이용해 레저·여행·게임 용품과 오디오 액세서리 등을 제작해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토이즈 컬렉션을 선보였다.



제냐 2018 토이즈-펠레 테스타 컬렉션 제품.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마스터&다이나믹'과의 협업으로 선보인 오디오와 헤드폰[사진 에르메네질도 제냐]


, 로에베는 공예·장인 정신을 브랜드 철학의 근간으로 삼기에 전 세계 공예 장인들과 함께 담요, 타페스트리(직물), 한정판 토트백 등을 만들어 전시했다.



인도의 리본 자수 기술을 반영한 로에베의 타피스트리(직물). 로에베는 이번 밀라노 살롱 드 모빌레에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공예 장인들의 기술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였다


마르니는 베레다 페스티벌을 통해 콜롬비아 여러 지역 커뮤니티들과 협업해 그들의 민속 문화에 브랜드 특유의 실험적 접근을 더한 PVC 직물, 기하학 패턴과 스트라이프, 위빙 기법 등을 반영한 바구니나 해먹, 독특한 오브제 등의 수공예 제품들을 선보였다.


콜롬비아의 여러 지역 커뮤니티와의 헙업으로 탄생한 마르니의 밀라노 살롱 드 모빌레2018컬렉션 '베레다 페스티벌'제품들

대서양 해안 지역 사회의 유산인 룸 우븐 코튼 소재의 해먹, 독특한 형태의 의자들, 닭 장식 등으로 꾸민 마르니의 밀라노 가구 박람회 쇼룸

*2018 살롱 드 모빌레에 참가한 발렌티노는 행사기간 동안 이탈리아의 영향력있는 가구 수집가인 니나 야사르가 운영하는 닐루파르 갤러리의 작품들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출처:발렌티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