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2079년에도 이 의자를 사용할 생각으로 디자인 합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대부분 첫 월급을 받으면 의자를 산다고 한다. 이는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는 일본인 오자와 료스케가 덴마크에 출장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결론이다.


그의 저서 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에서의 내용으로는 시간을 보낼 공간을 갖추기 위해서라고 한다. 혼자, 혹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좋아야 행복하다는 의미이며 그런 공간에는 항상 의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덴마크=의자라는 공식이 있다.


여기에 덴마크 의자=프리츠 한센이라는 공식이 하나 더 있다.


리츠 한센은 덴마크를 대표하는 디자인 브랜드로써 덴마크 남부에서 캐비닛을 만들던 목수 프리츠 한센이 1872년 수도인 코펜하겐의 중심가에 한 가구 공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세기 들어 아르네 야콥센, 카레 클린트, 한스 베그네르 등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하면서 북유럽 가구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10여년 전 한국 시장으로 진출했고 지난 3년간 매출이 10배 늘었다.


대표작은 에그 체어시리즈 세븐이다. 국내 어느 카페를 가도 이 의자를 자주 볼 수 있지만 짝퉁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프리츠 한센의 디자인 총괄 크리스티안 앤더슨은 민주적인 디자인을 그 이유로 꼽았다.


민주적이란 얘기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꾸릴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클럽에 가는 것을 원하지만 또 누군가는 집에서 가족과 단란한 저녁을 먹기를 원하지요. 삶의 방식과 잘 맞는 가구는 기능성과 아름다움은 물론이며 가격 또한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축 성형 합판과 철제 다리로 만들어진 시리즈 세븐 의자 하나의 가격은 최소 50만원이 넘는다. 수백만원대의 의자도 수없이 많다.


합리적인 가격에 대한 질문에 레이크를 지사장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프리츠 한센의 의자는 최소 50년을 사용할 수 있으며 대를 물려서 쓰는 경우도 많다. 우린 가구 회사가 아니라 디자인 회사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을 신경 쓴다는 건 유행을 따른다는 것과는 다르며 1955년에 디자인한 세븐 시리즈는 여전히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우리는 디자인 할 때 ‘2079년에도 사람들이 이 의자를 쓸까?’ 혹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라고 답했다.


유럽 공항 서점의 베스트셀러에는 죄다 휘게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북유럽 디자인, 덴마크 가구와 함께 유행하는 것이 휘게. 앤더슨에 따르면 휘게는 가구도, 패션도 아니며 정신상태라고 한다.


그는 케이크와 우유를 차려놓고 아들의 숙제를 봐 주는 순간이나 차 한잔 마시면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순간이 모두 휘게다라고 했다. “어디에 앉아서 어떻게 쉴까를 상상하는 건 곧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집은 작아지고 가구는 적어진다. 적지만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이 필요해질 뿐이다. 더 적게, 더 좋은걸로(Buy fewer, buy better).”

*에그 체어와 스완 체어(출처:프리츠 한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