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건축가, 디자이너의 예술가구에 세금 폭탄

정부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감상용 예술가구에 소비재 고급가구처럼 사치품으로 간주하여 개별소비세(개소세)를 물리고 있어 미술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12일 미술계에 의하면 국세청은 고율과세 대상 고급가구에 디자인 작품까지 포함, 점당 500만원, 세트는 800만원 초과분에 대해 28%의 개소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에서는 예술가들의 작품일지라도 불요불급한 고가 물품인데다 용도상 일상 소비재처럼 사용되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 부담의 역진성을 보완하거나 특정 품목의 소비 억제 같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입한 개소세의 적용 범위를 예술품까지 확대한 결과 큰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그 동안 고급 가구 외에 자동차, 보석, 고급시계, 고급가방, 융단, 고급모피, 골프장 등에도 종가세 방식으로 개소세를 물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 작품에 대한 세금 부과로 인해 2013년부터 6000만원 이상의 작고 작가 작품의 양도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지방세를 포함, 22%의 세금을 부과한 상황에서 디자인 가구에도 세금을 물려 미술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디자인 작품의 소장 가치와 판매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시점이라 자칫 과세가 디자인산업 발전을 막을 수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디자인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문 페어를 유치하고 디자인미술관 건립을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작가들 역시 고민이 크다. 작품을 시장에 내놓아도 높은 세금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애호가들이 줄어들 수 있어서이다. 곧 디자인 전시회는 자취를 감추고 밀수 형태로 은밀하게 거래하는 '블랙마켓'이 생겨날 공산이 커진다.


옻칠 가구 작가로 유명한 김영준씨는 "빈티지 디자인 가구를 순수 예술이 아니라 단순 소비재로 인식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정부가 과거 백남준의 비디오 작품을 일반 TV 상품으로 간주해 과세하려 했던 것과 비슷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결과는 디자인 가구에 대한 정부의 인식 부족이 결국 과세를 이끌어 냈다고 보는 게 미술계의 생각이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소장과 감상을 위해 제작된 디자인 가구는 일상 소비재와 달리 시간이 경과할 수록 희소성 때문에 가치가 올라가는 특성이 있으며 미술관 전시 등 순수 예술로 인정할만한 근거가 있는 작품은 선별하여 비과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디자인 가구 붐이 일면서 국제시세도 오르는 추세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동생인 디에고의 작품 '그레이 하운드와 컵, 사냥개 그리고 개 집이 있는 낮은 테이블'은 작년 3월 크리스티 파리 경매에서 180 2500유로( 23억원)에 낙찰되었다. 2009년에는 아일랜드 출신인 근대 디자인 선두주자 아일린 그레이의 '드래건 안락의자'가 경합 끝에 추정가보다 10배나 많은 2190만유로( 422억원)에 팔려 디자인 작품 세계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드래건 안락의자(출처:네이버 블로그)